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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hy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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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고 오랜 시간 살아오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훌쩍 떠나온 4년간의 유학생활은 저의 인생을 온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재즈에 대해서, 더구나 재즈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 오히려 클리쉐적이지 않게 제가 상상하는 음악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자유로움을 주었고, 그 결과로 6개의 자작곡으로 이루어진 첫 오케스트라 앨범 April 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의 팔레트에서 새로운 음악적 색깔을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무엇이든 변화를 좋아하는 성격처럼 음악도 계속해서 화성/멜로디/리듬 혹은 모두, 춤추듯 요동치며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치 만화경을 바라보는 시각의 경험처럼 선명한 색깔의 변화들을 제 음악에서 듣고 싶습니다. 예상치 않은 스토리 전개의 당혹스러움이 들리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름다운 편안함이 모순의 조화로 함께 할 것입니다.제가 소리로 그려내는 상상의 세계에 함께 참여하셔서 같이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도록 초대하고 싶습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버클리 음대 교수님들, 프로페셔널 뮤지션들로 구성된 20명의 멤버들과 함께 첫 앨범을 만든 경험은 귀한 행운이었습니다. 재즈의 역사를 살아오신 전설의 작곡가이자 트럼펫터 Greg Hopkins 교수님이 저와 함께 프로듀싱을 담당해주셨고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트럼펫터 Sean Jones, 드러머 Mark Walker 등 훌륭한 연주자들이 함께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현실로 이루어 낼 방법을 찾던 중 '킥스타터'를 통한 소셜펀딩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러 나라로부터 약 300명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적과 같은 너그러운 후원으로 이 앨범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도와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April 은 비통했던 2014년 4월 16일, 아직도 많은 의문과 논란이 남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한 작곡가의 내면에서 일어난 반응으로서의 기록입니다. 이 사건이 나라와 저의 삶 전체를 흔들었고, 한국인으로서 또 그 시대를 살아 경험한 작곡가로서 할 수 있는 최소의 일, 가장 중요한 일, 어쩌면 유일한 일이 작곡이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보스턴에서 살고 있었던 아파트 넘버가 304호였고 사건 직전 썼던 곡들의 제목이 'April wind', 'Deep blue Sea'라는 놀라운 사실은 거부하기엔 너무 강한 우연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더 이상 이 앨범이 제 개인적인 기록이 아니라 사람들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고 믿게 만든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곡 April Wind는 따스한 봄의 바람을 그려내었습니다. 바람이 부는 모습처럼 리리컬 한 멜로디와 브러시 드럼의 조화가 부드럽게 들려오는 동시에 화성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마치 어떠한 사건의 직전에 이상하리만큼 평화스러운 순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후로 전개될 4월의 이야기의 오프닝 곡으로서 이야기하듯 여러분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 앨범의 주제가 된 Sewol Ho 라는 곡이 그 후에 들려집니다. 절뚝거리는듯한 베이스라인, 화성들은 서로 부딪치고 소리 지르며 멜로디는 점프하고 박자는 어디 가 첫 박인지 모르는 공황상태의 곡입니다. 그 중간에 잠시 들려지는 아름다운 부분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노래입니다.

고요한 밤바다의 일렁거림, 깊은 바닷속 거센 움직임을 떠올리며 작곡했던 Deep Blue Sea 는 이제 자신의 품 안에서 세월호를 안은 채 가슴으로 이야기하며 부르는 바다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Whirlwind 는 제 개인적인 삶이 무언가에 휩쓸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헤메일 때 썼던 곡입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일이 닥치면 한숨도 마음을 쉬지 못해 괴로워하지만 그 한가운데 '태풍의 눈 '이 존재하는 것처럼 제 삶에도 그런 피난처가 있어 잠시 평화로이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함과 무고한 희생에 대한 죄책감으로 Guilty 라는 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뱀이 다가와 유혹하는 장면, 죗값을 치르기 위해 어딘가로 걸어나가는 장면, 심장박동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을 상상 속에서 보게 되었고 음악으로 표현해내고 싶었습니다.

삶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 혹은 어떤 이유로든 곁에 있을 수 없는 누군가를 향해 그리운 마음을 느낄 때마다 우리 곁에 여전히 선명히 존재하는 그들의 모습을 봅니다. Sean Jones 의 아름다운 연주로 들려지는 You Are Here (Every Time I Think Of You) 가 듣는 이들의 가슴속에 위로의 소리로 내려앉길 기대해봅니다.

앨범 April 은 여러 감정들을 울려냅니다. 희대의 잔혹했던 사건이 봄의 시작을 알리는 4월에 일어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두워야만 그 후 밝음이 오고 추위로 인해 따스함을 맞이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듯이 누구의 잘못인지도 모른 채 짖밟혀진 어린 꽃들을 충분히 아파하는 이 시절이 지난 후,  모든 생명체의 삶이 다시 살아나는 달, 4월의 아름다움이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이지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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